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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공룡은 어떤 소리를 냈을까 — 울음, 신호, 소통의 과학

by hakung 2026.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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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영화의 효과음은 대부분 코끼리, 고래, 거북이 소리를 뒤섞어 만든 것이다. 실제 공룡 소리는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다. 연조직은 화석으로 남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뼈 구조, 두개골 내부 공간, 그리고 현존 가장 가까운 친척들을 조합하면 꽤 구체적인 추론이 가능해진다. 공룡은 생각보다 조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무음은 절대 아니었다.

소리 복원에 사용되는 세 가지 접근법

  • 계통수 추론: 현존 가장 가까운 친척(악어류, 조류)의 발성 방식 역추적
  • 두개골 구조 분석: 내부 공명 공간과 기도 구조 CT 스캔
  • 귀 화석 분석: 달팽이관 크기와 형태로 청력 범위 추정
  • 성대 화석: 연조직이라 직접 보존 안 됨 — 간접 추론만 가능

악어와 조류 사이 어딘가

계통학적으로 공룡의 가장 가까운 현존 친척은 두 그룹이다. 악어류와 조류. 이 두 그룹이 소리를 내는 방식을 비교하면 공룡이 가졌을 발성 체계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악어는 울대(후두)를 사용해 낮고 깊은 진동음을 낸다. 현대 조류는 울대가 아닌 명관(syrinx)이라는 별도의 기관으로 소리를 낸다. 명관은 기관지 분기점에 위치하는 연조직 구조로, 화석으로 거의 남지 않는다. 비조류 공룡이 명관을 가졌는지 후두를 가졌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볏 — 실제로 소리를 냈다

소리 복원에서 가장 구체적인 사례는 파라사우롤로푸스(Parasaurolophus)다. 머리 위에 최대 1.8m짜리 중공 볏을 가진 오리주둥이 공룡이다. 이 볏 내부는 복잡하게 구불구불한 통로 구조로 되어 있다. 1997년 뉴멕시코 자연사 박물관 연구팀이 CT 스캔으로 내부 구조를 3D로 복원하고 음향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약 30~48Hz 범위의 저주파 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코끼리가 의사소통에 쓰는 인프라사운드와 비슷한 주파수다. 인간 귀에는 희미하게 들리는 수준이지만, 넓은 삼림 지대에서 먼 거리까지 전달될 수 있는 파장이다. 볏은 악기이자 통신 장치였을 가능성이 높다.

입 다물고 소리 냈을 가능성

2016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된 연구는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현존 파충류 중 상당수는 입을 다문 채로 소리를 낸다. 비둘기의 구구 소리, 악어의 진동음도 입을 닫은 상태에서 나온다. 이 방식은 몸체 일부를 진동시켜 저주파 신호를 방출하는 것으로, 연조직만 있어도 가능하다. 비조류 공룡도 같은 방식으로 소리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공룡 소리는 포효보다 진동에 가까웠고, 느끼는 소리였을 수도 있다.

청력 —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었나

소리를 냈다면 그것을 들을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내이(달팽이관) 화석 분석을 통해 공룡의 청력 범위를 추정한 연구들이 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 약 500Hz에서 3000Hz 범위가 가장 민감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람의 가장 민감한 청력 범위(1000~4000Hz)와 겹친다. 낮은 주파수 소통 신호를 주고받기에 적합한 청력 구조다. 용각류는 달팽이관이 비교적 단순해 넓은 범위보다는 특정 저주파에 특화됐을 가능성이 있다.

정리

공룡의 소리에 대해 기억할 세 가지.

  1. 공룡은 분명히 소리를 냈다.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볏은 실제 음향 기관이었다는 증거가 있다.
  2. 할리우드식 포효보다 낮고 진동적인 소리였을 가능성이 높다. 입 다문 채 소리를 낸 종도 있었을 것이다.
  3. 청력 분석 결과, 저주파 소통에 특화된 구조를 가졌다. 느끼는 소리로 먼 거리를 소통했을 수 있다.

아직 공룡의 소리를 직접 들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뼈 안에 남은 공명 구조와 현존 친척들의 발성 방식이 우리를 점점 그 소리에 가깝게 데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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